‘민주투사’ 김영삼을 회상한다
‘민주투사’ 김영삼을 회상한다
  • The Assembly
  • 승인 2020.12.2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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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사무총장
이재훈 사무총장

#1. 1979104, 유신정권은 국회의원 야당총재 김영삼을 제명했다. 김영삼은 굴하지 않았다. “영원히 살기 위해 일순간 죽는 길을 택하겠다며 사자후를 토해내듯 비장하게 유신정권을 규탄했다. 이후 김영삼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은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독재타도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다. 김영삼 의원직 제명 사태는 부마항쟁을 촉발했다 뒤이어 10·26 유신정권은 종말을 맞이했다.

#2. 1983518, ‘5·18 민주화운동’ 3주년에 야당지도자 김영삼은 상도동 자택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김영삼은 5개 민주화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민주정치를 위해 투쟁하다가 구속된 인사의 전원석방, 정치활동 피규제자 전면해금, 해직교수와 근로자 및 제적학생의 복직 복교 복권, 언론자유 보장, 대통령직선제로의 개헌 등이었다.

5공화국 전두환 정부는 김영삼이 제시한 민주화 요구를 묵살했다. 김영삼은 단식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자신의 투쟁 의지를 국민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23일에 걸친 목숨 건 단식투쟁에 대한 호응은 뜨거웠다. 한국 민주화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높아졌다. 19852·12총선에서 김영삼이 이끌던 신민당은 제1야당으로 등극했다.

민주화운동 중심에 섰던 김영삼은 19876월 민주대항쟁 정치적 중심에서 군부독재에 강력히 항거했다. 그리고 대통령 직선제라는 민주화의 초석을 쟁취했다. 우리는 이 초석 위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두 목표를 이뤘다. 김영삼이 달성했던 두 가지 과제는 오늘날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여전한 동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 드리겠다고 했다. 진솔하고 감성적인 마음을 담아 출범한 정부였다. 정부는 소위 운동권이라 불리는 586 인사들을 정부 핵심요직에 앉혔다. ‘적폐청산을 앞세우며 반문(反文) 세력은 시민단체든 종교단체든 적폐세력으로 몰아 무력화시켰다. 언론은 물론 사법부도 장악했다. 4·15 총선에서는 입법부를 거대 여당이 점령했다. 입법부와 사법부 장악에 탄력이 붙은 권력은 입맛대로 법을 만들고, 해석하고, 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대해진 집권여당은 공수처법을 필두로 대북전단 금지법, 국정원 대북 사찰 금지법, 5·18 왜곡 처벌법, 기업규제법 등 헌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법안을 보라는 듯이 힘을 과시했다. 입법독주였다. 집권여당 독주에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기력한 야당은 떠밀리듯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여당은 이마저도 중단해버렸다. 불의를 보고 결사 항전하는 야당 의원을 본지가 언젠지 가물가물하다.

힘을 앞세워 편법·탈법·꼼수로 법안을 처리하는 여당에 대응하는 제1야당은 성명서나 또박또박 읽어대는 투지 없는 항변을 하는 게 전부다. 독재체제로 회귀하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 무기력한 제1야당을 보면 더욱 힘이 빠진다. 나라의 미래가 아득하다. 독재체제 하에서의 투쟁 없는 준법정신은 독재만 강화시켜 준다. 당장 북한 지도부만 보더라도 그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조국 일가 수사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등 권력형 대형비리 수사는 검찰총장을 적폐로 낙인찍는 계기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총장을 찍어내려 총력을 쏟았다. 말 그대로 올인이었다. 법무부장관은 초유의 수사권지휘권과 감찰을 남발했다. 무리수였다. 하지만 법원은 상식적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윤 총장 손을 들어줬다. 검찰총장 임명 당시 우리 총장님이라며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윤 총장 기를 북돋웠던 대통령 덕담은 허언에 불과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는 정직하지 못했다. 입으론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몸으론 반칙과 특권을 행했다. 사익 챙기기에 바빴고 국민 분열에 앞장섰다. 전대미문의 내로남불후안무치의 표본도 많았다. 조국·손혜원·윤미향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건에서 드러났듯 위선과 뻔뻔함이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도둑이 몽둥이 든다는 말이 있다. 정부·여당의 몰염치를 지적하는 국민을 향한 훈계도 서슴지 않는다. 현 정부의 모습이다.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대통령의 깊은 속뜻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본적조차 없는 큰 그림이었다.

부동산정책에서도 현 정부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정책을 24번이나 쏟아내는 동안 서울의 아파트는 52%나 폭등했다. 대통령과 참모들은 아담한 드라마 세트장같은 곳을 방문했다. 입주민 없는 급조한 소형 임대주택이었다. 대통령은 그 집을 면밀히 살펴보며 임대주택도 살만하다는 메시지를 설파했다.

대통령은 퇴임 후 795평의 사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13평 임대아파트에서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134인 가족 발언을 했다. 국민은 화났고 서민들의 꿈은 무너져 내렸다. 정부 부동산정책 수뇌부가 총출동한 빈집 쇼룸에서 벌어진 행사는 국민 가슴을 더욱 멍들게 했다. 그런 대통령에게 쇼통령이라는 비아냥이 뒤따랐다.

K-방역에 취해있던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은 무너졌다. 이젠 하루 확진자 1000명이 넘는 것은 일상이 됐다. 당국은 백신확보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백신 안전성을 고려해 도입 시기를 늦췄을 뿐이라며 세계 최초로 백신 맞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면피성 궤변을 늘어놨다. 현 정부의 뻔뻔함, 거짓말, 무능함이 동시에 확인된 사례다.

나라 전체가 코로나19 창궐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국민 대부분의 일상은 정지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하는 가운데 대통령 아들은 개인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시로부터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금으로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공정한 절차에 의해 수급됐다고 강조했다. 전염병 창궐로 인해 어려운 예술인을 위한 지원금을 대통령 아들이 받아 전시회를 열었다는 점은 몰염치의 전형이다. 해외토픽감이다. 국민의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역병이 창궐해 백성들이 삶이 피폐해지고 궁핍하기에 나랏님이 구휼미를 풀었는데, 동궁이 그 구휼미를 받아간 것과 다를 바 없다. 그것도 일반 백성들과 달리 동궁에게는 제일 크게 담긴 가마니가 지급됐다. 쓴웃음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1979년 김영삼 의원 제명 안건은 법사위에서 40초 만에 기습처리 됐다. 본 회의는 통로에서 변칙발의 됐다. 사회봉 없이 손을 흔들면서 1분 만에 가결됐다. 총 의석 231석 중 160여석을 차지했던 공화당과 유정회에 비해 61석에 불과했던 신민당 의원 전원이 단상을 점거하며 결사항전 했다.

1983년 김영삼은 정치규제자로 가택연금 상태의 야인이었지만, 전두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다. 현재 100석 넘는 의석수를 가진 제1야당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힘 타령은 어리광으로 비쳐질 따름이다.

문재인 정부 폭주에 결사항전 하는 뚝심 있는 지도자가 국민의힘엔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헌정 질서 파괴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제1야당은 속수무책으로 갈팡질팡할 뿐이다.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이 유신정권과 군부독재를 상대로 사생결단 항전했듯이, 문재인 정부에 당당하게 맞설 야당 지도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의 위선, 몰염치, 독선, 폭주에 결사항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한다.

과거에 매달려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현 정부를 보며 국민을 편가르지 않는 진솔한 대통령을 우리는 고대한다. 21세기 글로벌화 시대를 선도하며 반듯하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하는 까닭이다. 2020년은 모두에게 힘겹고 무거웠던 한 해였다. 어려웠던 1년을 정리하고 지난날을 돌아본다. 민주투사 김영삼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재훈(국민생활안보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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