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참전용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참전용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 The Assembly
  • 승인 2020.07.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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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일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옥계지구전투 전적비.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해군이 최초로 승리를 거둔 옥계지구전투 승전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해군 1함대와 대한민국 해군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엔 1함대사령관을 비롯한 해군 장병, 해군협회 대표, 지역 기관장 및 보훈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옥계지구 전투는 대한해협 해전과 함께 6.25전쟁에서 한국 해군이 벌인 최초의 전투이자 최초의 승전이다. 그 가운데 해상에서 벌어진 전투는 옥계해전으로도 불린다. 1950625일 새벽 4시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남침하던 그 시각, 일단의 인민군들이 옥계 해안으로 침투했다. 옥계 해안과 금진리에 인민군 549육전대 1800명과 삼척과 임원에 766유격대 1300명이 상륙했다. 당시 해군묵호경비부는 즉각 전투에 돌입옥계지구 첫 전투에서 인민군 33명을 사살했다.

바다에서는 김상도 해군 소령이 지휘하는 소해함 509(가평정)가 북한군 PC급 함정 및 상륙정 1척을 격퇴하고, 발동선 1척을 나포하는 전과를 거. 대한민국 해군 사상 최초의 해전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강원 동해시 망상동 옥계지구에 당시 전투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625일 열린 옥계지구전투 승전 70주년 기념식에선 1함대사령관 최성목 제독의 기념사가 있었다. 필자는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주신 귀빈 여러분께 감사드리며라는 말로 시작되는 기념사를 예상했다. 그런데 낯선 단어들이 귀에 들렸다.

먼저, 생사를 넘나드는 극한 상황에서도 불굴의 군인정신으로 조국을 지켜 낸, 이 자리에 참석하시지 못한 옥계지구전투 참전용사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순간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옥계지구전투 참전용사들에게 먼저경의를 표했던 기념사는 지금 해군 1함대 장병들에게 옥계해전의 의미가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각오로 동해 바다를 사수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성격의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자주 아쉬움을 느낀다. 늘 비슷한 사람들이 참석하고 늘 비슷한 내용의 기념사를 듣다보니 자칫 연례행사가 되어 행사의 의미가 다소 희석되고, 기념사를 귀담아 듣지 않는 일이 잦다. 그러나 최 제독의 이번 기념사는 연례적인 행사특별한 행사로 승화시켰다. 그 한 구절이 듣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올해는 6·25 남침 70주년이 되는 해다. 모두 알다시피 이 전쟁에서 숱한 참전용사들이 죽거나 다쳤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이 5천년 역사에서 겪었던 어떤 전란보다도 가장 처참하고 비극적인 전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혹독한 전쟁의 참화를 극복했. 70년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반열에 드는 쾌거를 이뤘다. 6·25전쟁을 자유를 지켜낸 전쟁으로 탈바꿈시켰던 이다. 이제 90세를 넘긴 참전용사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만약 그 전쟁에서 패배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지금 우리는 그 절체절명의 역사의 갈림길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6.25전쟁 70주년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는가.

6·25전쟁의 참극은 오판과 방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얼마나 다른가. 지금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로 무장하고 단숨에 한반도를 공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서울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도 다시 들려온다. 문제는 우리 국민 중 많은 이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 여기다 미 연합훈련 북한 전역에 대한 정찰비행 또한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손을 놓아버렸다 해도 무방하다. 모두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평화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힘을 갖추는 것이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사력 아닌 대화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마치 두려워서 평화를 구걸하는 모양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때다. 과연 우리는 70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가. 우리 자신에게 물음을 던져야 한다.

6월이 오면 전국 각지에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넋을 위로하고 감사를 전하는 전승기념행사가 열린다. 이제 바쁘신 중에도 참석하신 귀빈보다 참석하시지 못한 참전용사들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피로써 이 나라를 지킨 영웅들에게 먼저 경례를 드리는 마음을 갖는 것. 그것이 전승 기념행사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해군협회 사무총장 김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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