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향하는 통합당, '아스팔트 보수'와 선긋기 가시화?
광주 향하는 통합당, '아스팔트 보수'와 선긋기 가시화?
  • The Assembly
  • 승인 2020.05.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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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은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5.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두고 미래통합당에서 5·18 왜곡·폄훼 발언에 대한 사죄의 뜻과 진상규명에 노력하겠다는 일치된 메시지가 흘러나오면서 '아스팔트 보수'로 대변되는 극우 보수층과의 선긋기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은 단 한 순간도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폄훼하거나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5·18민주묘역을 조성한 것도 5·18 특별법을 제정해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명명한 것도 모두 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시작했다"며 "통합당은 YS 정신을 이어받은 유일한 정당으로서 5·18민주화운동의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소홀함이 없도록 부단히 노력했고 그런 각오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는 5·18민주화운동이 정치 쟁점화되거나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당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2월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김진태·이종명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이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비유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개인의 일탈이 마치 당 전체의 생각인양 확대 재생산되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는 일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국민 보통의 시선과 마음가짐에 눈높이를 맞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통합당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3개 단체를 법정단체화하고 법적 근거에 따라 예산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5·18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 처리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 하루 뒤인 17일 같은당 유승민 의원이 유의동 의원과 김웅 당선인과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40년 동안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광주 시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역사 속에서 묻힌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살아남은 우리들의 몫이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의원은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말들이 통합당 전신인 한국당에서 있었다. 당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게 정말 아쉽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사죄를 드리고 21대 국회를 시작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장제원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개인자격으로 광주를 찾아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광주를 찾은 통합당 인사들의 행보는 4·15 총선 참패에 따른 보수의 위기를 수습하는 방안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84석을 얻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과 합해도 103석에 불과하다. 이는 여당의 개헌을 간신히 저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같은 당의 유의동 의원, 김웅 당선인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2020.5.17/뉴스1 © News1 한산 기자

 

 


뼈아픈 참패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아스팔트 보수'라는 극우 보수를 맹신한 것은 결정적 패인으로 지목된다. 광화문과 서초동에 있던 '태극기 부대'와 보수 유튜버 채널 구독자 수를 믿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간 통합당은 극우 보수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2월 이종명 의원과 김순례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공청회에 극우 보수를 대표하는 지만원 박사를 섭외하거나,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 1월말 총선을 앞두고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의한수'에 출연해 인터뷰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극우 보수층이 5·18민주화운동처럼 사회적 합의와 역사적 평가가 끝난 사건을 왜곡·폄하하면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6일 통합당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극우 보수 유튜버들과 단절하고 정상적인 보수층을 설득하고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실패하며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진단했다.

때마침 24년간의 의정생활을 마무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김무성 의원이 극우 보수층과의 전쟁을 선언해 주목된다. 김 의원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극우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올려서 돈을 벌어먹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냈다. 지금까지 참았는데 이제는 보수 유튜버랑 싸우려 한다"고 선전포고했다.

통합당의 한 3선 당선인은 "흔히 아스팔트 보수라고 불리는 극우 보수가 도움이 안 됐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고 우리가 외연을 확장해도 그들이 민주당을 찍을 일은 없다"며 "총선 참패한 지금이 당을 쇄신하는 데 가장 좋은 타이밍인데 이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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