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분' 전두환 광주 5·18재판…끝내 사과는 없었다
'200분' 전두환 광주 5·18재판…끝내 사과는 없었다
  • The Assembly
  • 승인 2020.04.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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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0.4.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박진규 기자,전원 기자,허단비 기자 = 전두환씨(89)가 27일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출석을 위해 1년여만에 광주를 찾았으나 '5·18 학살'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이날 재판은 전씨에 대한 인정신문과 쟁점에 대한 정리 등 공판절차 갱신과 관련해 3시간20여분간 진행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날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기일에는 재판부 변동으로 인한 공판절차 갱신에 필요한 절차가 진행됐다.

공판절차 갱신으로 인해 전씨가 부인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전씨는 헤드셋을 쓰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었다.

전씨는 2017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검찰이 설명했다.

◇"헬기사격 없다" 공소사실 부인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에 헬기에서 사격을 했더라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그러한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헬기 사격수인 중위나 대위가…, 난 그 사람들이 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눈을 감고 입을 굳게 다무는 모습을 보였다.

전씨 측 변호인은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조 신부는 헬기의 기관총 총구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빛을 볼 수 없었다"며 "증인 중 한명이 조비오 신부와 같이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했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진술이 엇갈린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목격자들이 객관적인 자료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1980년 5월과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와도 명백하게 다른 모습이 있다. 오히려 헬기사격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조종사나 지휘관, 근무자 등이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 특조위는 헬기사격이 광주시민을 적으로 규정한 소탕작전으로 국방부 특조위의 헬기사격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런 주장은 역사를 왜곡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일부 세력의 주장이다. 헬기사격에 대한 실제적 진실을 밝혀 광주시민의 명예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명예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측은 "회고록을 보면 헬기사격설에 대한 증거가 없으니 헬기사격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이에 조비오 신부는 거짓말쟁이다는 취지다"며 "회고록에서 날짜를 특정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헬기사격을 목격하신 분들은 일반적으로 트라우마가 있다"며 "핵심은 정확하게 기억은 하지만 기억 상 변형이 있을 수도 있다. 조종사나 군부대는 믿을만한 것이고, 목격자는 말이 달라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변호인 측 입장인데 군부대는 군사반란을 실행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기소되지 않았을 뿐이지 군사반란의 행위자가 책임지지 않는 진술을 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것이 맞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헬기사격 목격자가 있다고 하니 헬기가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가 사격이 없었다고 말을 바꾸는 등 군부대는 하나의 주장이 나올 때마다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면서 시민들이 계란을 던지자 경호원들이 우산으로 막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씨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명확하게 표현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재판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잠시 물을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이날 오후 5시22분 재판이 끝날 때까지 조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2020.4.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그러면서 검찰은 주요 증거를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헬기사격을 입증하는데 나섰다.

광주소요사태 분석 교훈집과 기무사 보관자료, 전교사 전투상보, 미국 국무부 문서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1년여 만에 출석한 법정서 또 '꾸벅꾸벅'

전씨는 이날 오후 2시3분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법정에 들어왔다. 전씨는 피고인석에 앉은 뒤 헤드셋을 착용했다.

공소사실 이후 변호인의 주장을 듣는 과정에서 전씨는 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했고, 팔장을 끼고 변호사가 변호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오후 2시44분쯤 전씨의 고개가 앞으로 떨어졌다가 뒤로 젖혀지는 모습도 보였고, 이씨가 물을 따라서 전씨에게 건네자 물을 마시고 잠을 깨는 모습도 보였다.

3시6분 쯤 다시 고개가 떨구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두환 살인마'라고 외치는 방청객의 모습에 눈을 떠 방청석 쪽을 바라보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재판장이 "피고인이 고령인 관계로 집중력이 떨어질 때 휴정을 요청하면 받아들이겠다. 동석인이 요청해달라"고 했고, 이씨의 요청으로 재판이 휴정됐다.

오후 3시35분 재판이 재개되자 전씨는 집중해 설명을 듣는 모습을 보였지만 4시49분쯤 다시 고개가 앞으로 떨어지는 등 조는 모습을 보였다.

4시52분쯤 전씨는 고개를 뒤로 크게 젖히기도 했고,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또 언론에서 제시한 영상과 사진 등을 유심히 보기도 했다.

◇사과 없는 전두환, 법정 안팎서 5월 가족들 울분

전씨는 이날 오후 12시19분쯤 광주지법 법정동에 부인인 이순자씨와 함께 도착해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으로 이동했다.

취재진은 "죄를 저지르고 왜 반성하지 않느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 "사죄하지 않을 거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전씨는 예상보다 1시간 이상 빠른 낮 12시19분 당초 기다리고 있었던 법원 정문이 아닌 후문을 통해 도착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전씨 내외가 법원으로 들어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은 법원앞에서 "전두환 사죄하라"는 구호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재판 진행과정에서 헬기사격에 대해 부인했고, 변호인이 헬기사격과 관련된 증언을 하자 한 방청객이 "그럼 광주 시민 누가 죽였느냐. 대한민국 공수부대가 죽였지 않느냐. 전두환 살인마"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후 재판부는 이 방청객을 퇴장 조치한 후 재판을 이어갔다.

200여분 만인 오후 5시23분쯤 재판이 마무리된 가운데 전씨는 오후 5시43분쯤 광주지법을 빠져나갔다.

 

 

 

 

 

 

 

 

 

전두환씨(89)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재판이 열린 2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전씨가 출석한 출입구 앞에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오열하고 있다.2020.4.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전씨는 큰 충돌없이 곧바로 법원을 빠져났갔다.

전씨가 빠져나가는 법원 후문에 대기하던 오월 어머니들은 "왜 광주 아들, 딸들이 어머니들을 막느냐"며 오열했다.

한 어머니는 "왜 전두환은 지키고 우리를 막느냐. 한스럽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들이 경찰들을 뚫고 지나가려다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경찰은 "저희가 왜 어머니들을 막겠느냐. 위험하니까 그렇다. 지나가실 때 고개를 숙여드릴테니 진정하시라"며 어머니들을 달래기도 했다.

오월 어머니회 등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 역시 법원 후문에서 전씨의 출발을 막으려 2시간 전부터 대기했으나 막아서지는 못했다.

한편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관련 다음 재판일정은 6월1일과 6월22일로 잡혔으며 이날은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전씨가 이날 재판에 참석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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