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집도 못 지키는 해군, 바다는 어떻게 지키나
제 집도 못 지키는 해군, 바다는 어떻게 지키나
  • The Assembly
  • 승인 2020.04.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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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사무총장
이재훈 사무총장

#1. 159277일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왜군 함선 70여 척이 견내량에 정박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다. 장군은 많은 수의 적군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튿날인 78일 이순신은 전략상 유리한 한산도 앞바다로 왜군을 유인한다. 왜군 함선이 한산도 앞바다에 나타나자 이순신이 지휘하는 조선수군은 세계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앞세운 학익진을 바탕으로 왜군을 섬멸한다. 이른바 한산도 대첩이다. 이 해전은 임진왜란 전세를 조선에 유리하게 돌리는 계기를 마련한 전투다. 진주 대첩, 행주 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으로 꼽힌다.

#2. 1950625일 아침10시 해군 유일 전투함이었던 백두산함동해안에 출몰한 북한군을 소탕하라는 비상출동명령이 떨어졌다. 진해항을 출항해 초계수행 중이던 백두산함은 저녁 8시경 부산 동북방 20해리 부근에서 미식별 선박을 발견한다. 정체불명의 괴선박 검문을 위해 발광신호를 보내는 과정에서 적선임을 판단한다. 해군본부로부터 격침명령을 받은 백두산함에서 3인치 주포가 불을 뿜었다. 여섯 시간 교전 끝에 적선은 침몰했다. ‘백두산함은 대한해협 해전에서 최초의 승전보를 전한다. 침몰 된 적선은 병력 600여명과 탄약·식량 등을 실은 조선인민군 1000톤급 무장수송선으로 밝혀졌다. 대한해협 전투는 6.25 전쟁발발 초기 인민군의 후방교란작전을 미연에 방지하고, 유엔군의 교두보를 유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해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독립운동가 손원일 제독이 1945년 창설한 해방병단(海防兵團)’이 우리 해군의 모체다. 이후 1946미군정청에서 조선해안경비대로 개칭되었고,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정식 해군으로 개편되어 대양해군임을 자임하는 오늘에 이르렀다.

해군은 창설 후 어려운 살림살이에 신음했다. 장병들 모금을 통해 백두산함을 구매할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해군은 1000km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도 찾아낼 수 있는 최신예 이지스함을 비롯해 각종 수상함과 상륙함, 3000톤급 잠수함과 항공기까지 갖춘 대양해군의 면모를 갖췄다.

그런데 최고 수준의 함선으로 무장한 우리 해군에선 충격적인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얼마 전 북한목선 삼척항 셀프입항으로 경계근무 실패가 부각됐다. 목선 사건 후, 또 다른 부대에서는 경계실패를 덮으려 병사에게 허위자백을 종용하는가 하면, 연이어 취객과 치매 노인과 시위대에 뚫리면서 기강해이와 경계실패 사례가 잇따르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국방부장관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장관이 남긴 사과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최근엔 정박했던 호위함이 승조원을 태우지 않은 채 출항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승조원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 모든 사건의 바탕엔 군 기강해이가 존재한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최근 국방부는 민간인 무단침입으로 기강해이 논란에 휩싸인 해군 기지에 해병대를 ‘5분 대기조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해병대 일부 부대의 임무를 조정해 해군 주요 기지의 경계력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군 수뇌부가 해군 자체적으로는 경계 임무를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방부 조치를 보면 기강해이에서 발생한 사건을 경계근무 인력 부족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우리 해군은 세계 어디서나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적이 넘볼 수 없는 부대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자신의 집이나 마찬가지인 기지도 제 스스로 방어하지 못하면서 바다의 방패나 대양해군이라고 큰 소리 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집안 관리가 잘 돼야 천하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군에게 묻는다. 막사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군이 어떻게 세계의 징검다리인 바다를 지키겠는가.

경계근무 중이던 해병대 병력이 유사시 본연의 임무인 기동작전에 투입되어야 한다면, 해군기지는 경비용역이라도 맡길 예정인가. 국방부는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경계근무실패 수습을 위해 임시처방 식으로 타군 투입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해군 스스로 제집 지키기가 가능하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해야 한다.

해군은 조직을 재편해서라도 스스로 본거지를 지킬 수 있는 기지방어 팀을 구성해야 한다. 공군은 군사경찰(헌병)이 자신들 기지 방어를 위한 경계근무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 예컨대 앞으로 공군기지가 뚫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방부는 특전사라도 투입해 경계근무를 맡기겠다는 것인가. 해군도 군사경찰이 있다.

해군은 공군 군사경찰을 벤치마킹해서라도 기지는 제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강도 높은 교육으로 느슨해진 기강도 바로 잡아야 한다. 해군은 돈 주고 경비용역을 위탁하는 민간 기업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 해군은 세계 최고의 대양해군을 지향한다. 해군에게 바란다.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 거점 방어를 육군에게 맡긴 적이 있었는가. 이순신 장군 후예답게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해군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해군에게 주어진 임무다.

우리 해병대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공격형 기동부대다. 그 용맹성과 전투력은 6·25때 유감없이 발휘했다. 해병대는 도솔산전투등 많은 전투에서 북괴군을 쳐부수며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통영 상륙작전은 당시 미국 뉴욕헤럴드트리뷴신문의 여성 종군기자가 본사 편집국에 타전한 기사에서 우리 해병대를 귀신도 잡을 수 있는 부대라고 격찬할 정도였다.

여기서 유래한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표어가 오늘날 해병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참전 당시 짜빈동전투는 우리 해병대의 위용을 전 세계에 알렸다. 베트콩 2개 연대병력과 해병대 1개 중대병력이 붙어서 대승을 거두었던 전투다. 마치 조선수군 13척이 왜군 130척 이상을 격퇴한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과 비교할만한 승리다. '무적해병',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을 해군기지를 지키는 경계병으로 활용하겠다는 국방부의 어설픈 대책은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해군의 용병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국가 전략 기동부대다.

475회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일을 맞이했다. 충무공의 얼을 되새겨 본다. 이순신 장군의 훈련은 실전 같았고 군율은 매우 엄했다. 주어진 사명에 충실했고, 싸우면 반드시 이겼다. 충무공은 죽음을 불사르는 각오와 그 신념 하나로 왜군과 맞서 싸우며 전란에서 나라를 구했다. 장군은 스물 세 번의 해전에서 전승이라는 불후의 전공을 세웠다.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오늘날 세계 유일의 군신(軍神)으로 평가 받는다. 우리 해군은 우리는 영예로운 충무공의 후예라고 늘 다짐한다. 충무공 탄신일을 맞이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리더십과 전략전술, 불굴의 투지와 나라사랑에 대한 높은 뜻을 기리자.

*이재훈(국민생활안보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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