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오누이의 어깃장
백두혈통 오누이의 어깃장
  • The Assembly
  • 승인 2020.03.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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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사무처장
이재훈 사무처장

혈통은 같은 핏줄의 계통으로의 가계(家系)를 말한다. 가계는 가문을 이루고 문중을 형성한다. 훌륭한 인물이 배출되면 명문가로 추앙된다. 조선시대 명문 가문으로는 전주 이씨 왕족을 비롯해 율곡 이이와 충무공 이순신을 배출한 덕수 이씨, 김구 주석과 김좌진 장군으로 대변되는 안동 김씨. 여기다 백사 이항복과 독립운동가인 이회영 선생을 배출한 경주 이씨 가문, 실학자 정약용을 배출한 나주 정씨 등이 대표적인 조선의 명문가였다. 수많은 명문 자손들이 이룩한 얼은 한반도뿐 아니라 만주지역까지 널리 퍼졌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 했다. 김여정 부부장도 대표단에 함께 했다. 당시 한국 언론은 북한 김일성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일원이 남쪽 땅을 밟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북한에서 체제를 유지하려 홍보하는 선전구호 백두혈통을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우리 언론도 나팔수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백두혈통발원지 양강도 삼지연은 김일성 혁명 활동 성지이자 김정일 탄생지로 잘 알려져 있다. 북한은 김정일 탄생지 백두산 밀영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 한다. 이는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의 일환이다. ‘백두혈통계승과 더불어 백두정신을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체제 안정성을 공고히 하려 함이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독재체제가 구축된 뒤 이른바 백두혈통은 김씨 일가의 권력 유지를 위한 사상적 기반이었다. 그들은 백두혈통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두혈통원조라는 김일성의 본명은 김성주다. 본관이 전주인 그의 가문은 명문가와는 거리가 멀다. 김일성은 14살 때 아버지 김형직과 함께 북한을 떠나 중국 길림성으로 이주했다가 해방 이후 소련군 대위로 귀국했고, 소련의 지원으로 북한정권을 수립했다. 맏아들 김정일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리 이르세노비치 킴이라는 러시아식 이름까지 갖고 있었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는 재일교포다. 일본 이름은 다카다 이메.

요약하면 김정은 할아버지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살다 왔고,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어머니는 일본에서 건너온 셈이다. 이처럼 백두혈통이 자랑하는 순혈주의는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짝퉁이다. 결론적으로 김정은과 김여정 우상화 선전에 힘을 쏟는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 말, ‘백두혈통은 허구다.

예로부터 백두산은 우리 한민족의 영산으로 숭앙됐다. 단군신화에 환인의 아들 환웅이 내려와 신시를 건설한 곳이 바로 백두산이다.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만주족 또한 이 지역을 청조의 발상지라고 하여 200년 동안 봉금령으로 막았다. 말하자면 한민족과 만주족 모두 백두산을 성지로 숭배하기에 두 민족 모두가 백두혈통이다.

지난 삼일절 행사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보건 분야 협력을 강조한 다음날, 북한은 김정은 참관 아래 방사포를 쐈다. 청와대는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은 한밤에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실명 담화를 냈다. 담화 말미에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구체적이고 바보스러울까라는 비아냥과 욕설을 뱉어냈다. 청와대는 김여정 담화를 애써 외면했다.

2018년 김여정 방남 당시 청와대는 한반도 긴장 완화 의지가 담겼다며 흥분했다. 정부는 김여정이 우리 군인 15만명, 민간인 37만 명이 사망한 6·25를 일으킨 장본인인 김일성 손녀라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대통령은 깍듯이 국빈급으로 예우했다. 김여정은 그 뒤에도 대남특사로 활약하며 문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 그때마다 대통령은 덕담을 건넸다. 심지어 김여정을 남쪽 스타라고 추켜세워 주기도 했다.

덕담을 받아 챙긴 김여정은 말폭탄 공격으로 화답했다. 공산주의자들의 안면몰수안하무인행동을 여실히 경험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일부 대변인은 김여정 담화에 따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납작 엎드렸다. 김여정 비난 하루만에 코로나 극복을 응원한다는 김정은 친서가 도착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반색했다. 발표는 빛의 속도처럼 빨랐다.

김여정 비난에는 침묵했던 여당 원내대표도 선의는 선의로 받아야 한다며 재빠르게 응대했다. 국민들은 코웃음을 치며 코로나 방역에 집중했다. 그리고 닷새가 흘렀다. 북한은 보란 듯이 동해안을 향해 3발의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눈치 빠른 우리 군 당국에 북한을 향한 준엄한 경고는 없었다. 군은 북한의 도발을 일반적인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치부하면서 말을 아꼈다.

자칭 백두혈통이라는 오누이가 대한민국을 향해 병 주고 약을 줬다. 그러면서 돌아서서 웃어대는 백두혈통 오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세습전제 군주국 오누이에게 핵 인질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동안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해졌다. 오히려 북한에 핵 완성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친북적이다. 현 정부는 마치 당장이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태세로 야심차게 대북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지금껏 단 한 가지도 이룬 것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철부지 오누이에게 끊임없이 모욕을 당하는 동안 국민의 상처는 커졌다. 한반도 긴장 상황은 더욱 고조됐다.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고도 적반하장으로 말폭탄을 쏟아내는 북한은 우리에게 책임을 돌린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적 행동은 습관화 됐고, 우리는 여기에 적응하며 눈치만 살피는 처지로 전락했다.

백두산을 영산으로 숭배하는 백두혈통한민족이 세운 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송받았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북쪽 오누이가 핵으로 한반도를 어지럽히며 평화를 위협하는 것을 볼 때 진정 우리와 한 핏줄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천방지축 어린 오누이의 오만불손한 변화무쌍함에 감성적 대응은 금물이다. 특히 김정은·김여정 오누이는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공산주의 세습전제국가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다. 항상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말로는 평화를 유지하지 못한다. 해법은 간단명료하다. 상대적으로 힘이 우위에 있거나, 최소한 힘의 평형을 이뤄야만 평화를 지킬 수 있다. 힘이 평화다.

* 이 재 훈 (국민생활안보협회 사무총장, 해병대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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