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처리' 문구 둘러싼 민주·한국 노림수…패스트트랙 운명은?
'합의처리' 문구 둘러싼 민주·한국 노림수…패스트트랙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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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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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를 논의 한 후 나서고 있다. 이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회정상화를 위한 3당 원내대표 협상은 결렬됐다. 2019.6.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물밑 접촉을 이어왔지만, 국회정상화 난맥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간의 7일 회동이 제안된 것과 맞물려 '데드라인'로 꼽히는 이날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날 현충일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각각 만나 논의했고 하루가 또 지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국이 좀처럼 풀리지 않은 핵심 이유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양측 간 이같은 갈등은 국회정상화를 선언하기 위한 합의문 문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표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과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구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태도와 정신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100% 강행(또는 100% 철회)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각각 '백기투항'하라는 것이라며 첨예하게 맞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정상화 문제에 대해 "여당은 (합의)문구 조정 신경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문구의 문제가 아니라 패스트트랙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며 “합의 정신없는 합의를 계속해서 할 노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같은날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중견기업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는 (합의안) 문구 이전에 정신의 문제"라고 나 원내대표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합의를 하려면 진정성, 적절성과 같은 정신들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역지사지는 가능하지 않고 진실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처리'와 '합의처리 원칙' 등을 두고 절충점을 찾지 못하는 건 합의문에 담길 단어하나가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각자의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기존의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의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에서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구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여야가 합의처리해야 한다'를 고수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중재안으로 '합의처리를 우선으로 한다'를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강행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좀 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해 5월에 이어 6월 국회도 공전이 질어지며 임시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2019.6.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한국당 입장에선 지나간 논의는 차치해두더라도 향후 패스트트랙 법안처리에 적용될 합의문에 '합의처리'를 못 박아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추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그동안 한국당이 선거법은 대부분을 여야간 합의를 통해 바꿔 왔는데 제1야당과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건 불법이라는 한국당 핵심 논리의 연장선상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비례대표는 게임의 룰을 변경하는 것인 만큼 한국당과 합의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이 합의처리 합의문을 이유로 패스트트랙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또 민주당 입장에서 패스트트랙은 법률상 과정인데 한국당과 완전한 합의가 힘들어지면 책임을 질 수 있는 점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합의처리 한다는 건 패스트트랙 자체를 무효화하는 얘기여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중 어느 쪽이 더 명분을 확보했느냐를 두고 정치 평론가 및 교수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당의 말대로 '합의처리'를 전제로 둔다는 것은 한국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의처리를 해주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며 "일단 국회에 들어와 합의를 도출하도록 서로 노력해야하는 것이지 민주당에 복귀명분을 달라며 백기투항하라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을 살펴보면 꼼수 사보임에 이어 국회 경호권 발동으로 태웠다"며 "이 상황에서 여당이 얘기하는 대로 합의처리를 노력한다, 원칙으로 한다는 건 합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본질은 패스트트랙을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문구 조정은 한국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끼를 던지는 것"이라며 "의회주의 대원칙은 50대50은 없다. 결국 협상과 타협이 필요하고 결과적으로 합의를 통해 법안이 통과됐을 때 효력과 실효성, 정당성이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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