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방안, 국가 대전략부터 재설정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 방안, 국가 대전략부터 재설정해야 한다
  • The Assembly
  • 승인 2019.04.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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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박사
박재완 박사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한 듯하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과 제7차 한미 정상회담이 노 딜(no deal)’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빈 손 회담으로 끝났다.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가 점점 요원해 지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현 정부는 북한에게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있으나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강경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부터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길이 멀고도 험할지라도 포기하거나 주저앉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문제는 대한민국의 안위와 직결되는 가장 긴급한 급선무(急先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논함에 있어 낭만적이거나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많은 국민들도 북핵 문제에 피로감과 염증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 포기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다. 다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본질적인 문제부터 다시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북핵 문제 인식과 접근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해 원천적 오류부터 찾아야 한다. 우선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인식과 접근 방식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면 아직도 북한이 왜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북한의 핵전략도 변하고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초기 단계의 핵능력을 가진 북한 핵전략은 단지 협상을 위한 엄포와 공갈 용도였을지 모르지만, 점점 소형화·경량화·다종화·표준화·규격화로 핵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더불어 공세적 운용, 나아가 전한반도 공산화(북한은 온 사회의 김일정-김정일주의화라고 하고 있음.)라는 북한의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고 부정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현 정부와 정책결정권자들은 아직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 이유가 미국의 과도한 위협 때문이고,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고 위협이 완화되면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북 교류와 협력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 안이하고 낭만적인 인식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전략적 목표, 용어부터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핵에 대응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 과연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 되묻고 싶다. 아직도 정부당국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용어 대신 북한과 중국이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단순한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북한은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는 선대의 유훈라면서 어설픈 비핵화 의지를 피력했지만 그 용어 하나에도 북한의 의도가 그대로 포함되어있다.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에는 미국의 확장억제, 핵우산을 철폐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고, 나아가 미군 철수까지 요구할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북한의 저의를 곧이곧대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 하노이 회담과 그 이후 북한의 행태를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는 환상에 불가하며, 핵 포기에 대한 진정성은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7차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을 설득한다는 목적 자체도 뜬금없었다. 미국의 북핵 전략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명확히 하고 있는데, 사전 실무회담에서 그 정도는 협의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한국의 북핵 전략은 미국의 북핵 전략과는 무엇이 다르다는 것이고, 무엇을 설득하려고 했다는 것인가? ‘비핵화 제재 해제가 아니라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이행과 보상, 부분적인 대북 제재를 미국에게 설득한다는 의미였는가? 오히려 대한민국이 다급한 문제이자 급선무로 인식해야 되는 것 아닌가?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해서 고도화 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과연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에 있어 대한민국의 목표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대한민국 나름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 공조의 북핵 문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게 할 말은 제대로 하며 남북관계 진전시켜야 한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을 북한에 제의했으나 북한은 묵묵부답(黙黙不答)이다. ·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카드를 받아오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할 이유가 없을 지도 모른다. 북한의 의도대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 완화에 대해 미국을 설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불발되자, 북한은 오히려 오지랖 넓은중재자, 촉진자, 운전자 노릇 그만하고 우리민족끼리의 당사자가 되라고 독촉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견국 대한민국 외교력이 이 정도밖에 되지 못한지에 대한 자괴감마저 지울 수가 없다. 조금 더 당당해 질 수는 없는 것인가?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해결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취지일지 모르지만 너무 저자세의 남북 관계는 실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북한에게 격조 있게 할 말은 하며 남북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원칙과 국제정치 현실을 직시한 국가 대전략부터 재설정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국가 대전략(大戰略, grand strategy)부터 재설정해야 한다. 북핵 문제 접근 방식부터 새롭게 해서, 북한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심층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북한 핵에 대한 대한민국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북핵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수준의 최종상태 비핵화이고, 어떤 과정을 거치고 추진할지에 대한 큰 그림도 먼저 그려야 한다. 그리고 국가 대전략을 재설정함에 있어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국제정치는 약육강식(弱肉强食), 국가들은 힘을 추구하고 모든 국가들은 해당 국가의 핵심이익을 추구하지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엄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이 남북관계가 좋으면 순순히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낭만적이고, 환상에 사로잡힌 인식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 초심으로 돌아가라.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 정부의 고심이 점점 깊어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긴 호흡과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국가 대전략을 차분히 가다듬고, 진영논리를 탈피하여 초국가적으로 전문가 중용하고 의견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안보에 있어서 오만과 편견은 오판을 낳고 위험천만할 수 있다. 현 정부는 무결점과 무오류라는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 잘못된 전략과 정책을 인정하고, 과감히 수정하여 현실에 부합된 국가 대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대화 만능주의와 평화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라는 말처럼 이런 비상(非常)한 시기에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핵이 없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 온 국민의 지혜를 결집해야 할 것이다.

* 필자 : 박재완 정치학박사/화생방방재연구소 연구소장/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안보전략학과 겸임교수/자유대한포럼 북핵정책위원장/한국동북아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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